1위 수성 LG화학 등 '배터리 3총사' 쾌조..삼성SDI·SK이노 급성장

김정태 기자 승인 2020.11.02 18:21 | 최종 수정 2020.11.09 00:29 의견 0
올해 1~9월 판매된 글로벌 전기차(EV, PHEV, HEV) 탑재 배터리 사용량 순위에서 LG화학이 1위를 기록했다. (자료=SNE리서치)

[디지털머니=김정태 기자] 글로벌 배터리 점유율 1위인 LG화학의 1차적 목표는 선두 기업이라는 '타이틀'을 뺏기지 않는 것이다. 올해 들어 삼성SDI·SK이노베이션를 포함해 '코리아 배터리 3총사'는 나란히 급성장세를 기록중이다.

하지만 상황은 갈수록 녹록치 않다. 전기차 시장이 급격하게 커지면서 대형 완성차 업체들은 자체 배터리 양산 능력을 확보 중에 있다. 강력한 경쟁자인 중국 CATL도 자국 정부의 지원을 업고 대규모 투자에 나서고 있다. 

■ '한국계 3총사' 코로나19 뚫고 선전, 중·일 기업들과 격차 벌여

2일 업계와 SNE리서치에 따르면 9월 말 현재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 한국계 3사는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선방을 이어가고 있다. 국내외 전문가는 이들의 성장세가 상당기간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한다. 

LG화학은 올해 1~9월 판매된 글로벌 전기차(EV, PHEV, HEV) 탑재 배터리 사용량 순위에서 1위를 굳건히 지키면서 고성장세를 지속했다. 특히 사용량이 20GWh 가까이 다다르면서 2위 CATL과의 격차도 오히려 더 벌어졌다. 삼성SDI와 SK이노베이션도 각각 4위와 6위를 유지하면서 3사 모두 톱 10 위상을 과시했다. 코로나19 여파 속에서 한국계 3사의 선전이 더욱 빛을 발하고 있는 양상이다.

반면 2, 3위 CATL과 파나소닉을 비롯해 대다수 일본계 및 중국계 주요 업체들이 여전히 역성장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다만 CALB는 중국계로는 유일하게 두 배에 가까운 급성장세를 이어갔다.

같은 기간 한국계 3사는 모두 두 자릿수 이상의 급증세를 기록하면서 두각을 나타냈다.

LG화학은 두 배가 넘는 급성장세로 20GWh에 육박하면서 시장 전체 감소폭을 대폭 줄이는 데에 크게 기여했다. 또한 CATL과의 격차가 1~8월 0.4GWh에서 0.7GWh로 더욱 확대되면서 올해 연간 누적 순위 경쟁에서 우위를 선점했다.

삼성SDI도 67.5% 증가하면서 5.0GWh를 돌파해 주요 글로벌 배터리 강자로서의 면모를 보여줬다. 순위는 전년 동기보다 한 계단 상승했다.

SK이노베이션도 3.5GWh로 2.3배 이상 늘어나면서 순위가 세 계단 올라섰다.

한국계 3사의 성장세는 각 사의 배터리를 탑재하고 있는 모델들의 판매 증가 덕분이. LG화학은 주로 테슬라 모델3(중국산), 르노 조에, 포르쉐 타이칸 EV 등의 판매 호조에 힘입어 고성장세를 구가했다. 삼성SDI는 아우디 E-트론 EV, 포드 쿠가 PHEV, BMW 330e 등의 판매 증가가 꾸준한 성장세로 이어졌다. SK이노베이션은 기아 니로 EV와 현대 포터2 일렉트릭, 메르세데스 벤츠 A클래스 등의 판매 호조로 주요 업계 최고의 성장세를 기록했다.

배터리 업체들의 시장점유율에서는 한국계 3사 모두 점유율이 대거 오르면서 이들 점유율의 합계가 전년 동기 16.2%에서 35.1%로 두 배를 넘어섰다.

올해 9월 말 기준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에서 LG화학과 삼성SDI, SK이노베이션의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자료=SNE리서치)

■ "연말까지 유럽과 중국은 물론, 미국 회복세 이어질 것"

하지만 일본계는 파나소닉과 PEVE의 점유율이 모두 떨어지면서 전체 점유율이 하락했으며, 중국계도 CALB의 선전에도 불구하고 CATL과 BYD를 비롯한 나머지 업체들의 점유율이 모두 떨어지면서 전체 점유율 급락에 직면했다.

올해 9월 말 기준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은 15.7GWh로 전년 동기(10.1GWh) 대비 54.7% 급증했다. 지난 7월부터 3개월 연속 두 자릿수 증가세를 기록한 것이다. 지역별로 유럽을 필두로 중국과 미국 모두 증가한 가운데, 주요 업체 중 국내 3사를 필두로 CATL과 BYD 등 다수 업체들이 급증하면서 시장 성장을 주도했다. 

LG화학과 삼성SDI, SK이노베이션의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LG화학은 테슬라 모델3(중국산)와 르노 조에 외에 폭스바겐 ID.3 판매물량이 대거 나오면서 3.5배가 넘는 성장률을 기록했다. 삼성SDI도 아우디 E-트론 EV와 아우디 Q5 PHEV 판매 호조로 86% 성장했다. SK이노베이션은 기아 니로 EV가 급증한 가운데, 현대 포터2 일렉트릭과 메르세데스 벤츠 A클래스, 기아 봉고 1T EV 등의 판매도 견조하게 늘면서 주요 업계 최고의 성장세를 시현했다.

한편 2020년 1~9월 세계 각국에 차량 등록된 전기차의 배터리 에너지 총량은 80.8GWh로 전년 동기(81.9GWh) 대비 1.3% 감소했다. 코로나19 사태로 타격을 받은 이후 유럽과 중국을 중심으로 주요 시장들의 전기차 수요 회복세가 가속화되면서 감소폭이 대폭 줄었다. 

업계는 적어도 연말까지 유럽과 중국은 물론, 미국의 회복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연간 누적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도 앞으로 증가세로 돌아설 것이 확실시된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는 "글로벌 자동차 회사들과 배터리 제조업계는 머지않아 치열한 생존경쟁을 벌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같은 상황에서 현대차그룹과 삼성·LG·SK 등 국내 업계는 전기차에 배터리를 납품하는 수준을 뛰어넘어 모빌리티 사업 전반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자회사인 글로벌 전장 기업 하만을 통해 전장 사업을 하고 있다. LG역시 LG전자·LG디스플레이·LG이노텍 등 전자 계열사를 중심으로 전장 부품 생산을 확대했다. LG전자의 경우 오스트리아 차량용 조명 기업 ZKW를 인수해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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