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전된 프리미엄 수입차 브랜드..벤츠 EQC 부진에 아우디 e트론 '완판'

이기철 기자 승인 2020.10.26 17:28 의견 0

[디지털머니=이기철 기자] 지난해까지 4년 연속 수입차 판매 1위를 기록한 메르세데스-벤츠가 야심차게 출시한 전기차 EQC가 판매부진을 겪고 있는 가운데 후발주자인 아우디의 전기차 e-트론이 인기를 끌며 당초 목표했던 수량을 조기 판매 완료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우디의 순수전기차 'e-트론 55 콰트로'(자료=아우디코리아)

자동차 시장조사 기관인 카이즈유 데이터연구소의 자료를 조사한 결과 아우디의 첫 순수전기차 'e트론'은 6~9월 601대가 판매됐다. 그 중 595대는 6~8월에 판매된 수량이며 9월에는 6대 판매에 그쳤다. 9월에 판매량이 급감한 이유는 올해 한국 시장에 배정된 물량 600대가 모두 완판됐기 때문이다. 

e트론은 국내 출시 가격이 1억1700만원에 달하는 고급 차량이지만 전세계적으로 '없어서 못 파는' 귀한 몸이 됐다. 아우디에 따르면 e트론의 올해 상반기 판매량은 1만7641대다. 이는 글로벌 대형 전기 SUV 세그먼트 중 최다 판매 기록이다. 

반면 메르세데스-벤츠의 EQC는 올해 1~9월 331대가 판매됐다. 9월에는 23대 판매에 그쳤고 8월에는 44대 그리고 7월에는 151대 판매됐다. 시간이 지날수록 판매량이 줄었다기보다 쏘카가 6~7월에 걸쳐 EQC를 200대 구입한 탓에 7월 판매량이 유독 높게 나타난 것이다. 현재 쏘카는 EQC 200대를 쏘카 차량 공유 서비스로 활용하고 있다. 

벤츠의 순수전기차 EQC(자료=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EQC의 가격은 아우디 e트론에 비해 오히려 저렴하다. 지난해 EQC 400 4매틱의 출시 가격은 1억500만원이었지만 이후 개별소비세 인하분이 반영되며 구매가격이 9550만원으로 하향됐다. 아우디의 e트론이 할인을 받더라도 EQC가 비슷하거나 조금 더 저렴한 수준이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EQC 대신 e트론을 선택했다. 해외에서도 EQC 판매량이 부진해 메르세데스-벤츠의 모기업 다임러는 지난해 EQC 글로벌 판매 목표를 2만5000대로 잡았다가7000대로 72%나 낮추는 굴욕을 맛봤다. 여기에 더해 EQC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이 적용되지 않아 주행거리가 길지 않고, 추운 겨울 영하의 날씨에서 주행거리가 크게 떨어진다는 지적이 일면서 소비자들이 외면했다. 

EQC는 디자인에 대한 평가도 썩 좋지 않다. EQC가 지나치게 둥글둥글한 형태로 만들어지면서 기존 메르세데스-벤츠 디자인과 너무도 달라졌다는 의견도 상당수다. 비싸지만 벤츠 같지 않은 점이 구매를 망설이게 한 듯 보인다. 

반면 아우디는 아우디 차량을 구매하는 이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정확하게 읽었다. 전기차라고 튀는 디자인을 선택하는 대신 아우디 SUV 라인인 Q 시리즈와 흡사하게 설계했다. 그러면서도 버츄얼 사이드 미러 등 미래지향적인 혁신 기술을 더해 진일보한 프리미엄 모빌리티 차량의 느낌을 선사했다. 아우디는 e트론 이후 2025년까지 아우디 e-트론 스포트백, Q4 스포트백 e-트론, e-트론 GT 등20종의 순수 전기차를 선보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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