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몰랐던 우주] 은하 생성과 암흑에너지 밝힌다..국내 슈퍼컴퓨터 연구 진행

이성주 기자 승인 2020.10.20 16:04 | 최종 수정 2020.10.28 19:28 의견 0
모의실험 Horizon Run 5 에서 발견한 100여개 은하단 중 하나의 색합성 이미지. (자료=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디지털머니=이성주 기자] 우주 진화와 우주 생성을 계산하는 연구가 진행됐다. 우주의 진화와 다양한 물질 변화, 나아가 블랙홀 연구에 있어서도 중요한 키(KEY)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연구 과정에서는 국내 슈퍼컴퓨터가 활용됐는데 세계 최대 규모의 우주 시뮬레이션으로 시선을 끈다.

■ 슈퍼컴퓨터 5호기 '누리온'

최근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은 고등과학원, 한국천문연구원과 함께 누리온을 활용해 세계 최대 규모 시뮬레이션(수치모의) 실험 ‘호라이즌 런 5(HR5)’를 수행했다고 밝혔다.

누리온은 지난 2018년 구축된 우리나라의 슈퍼컴퓨터로 160여개 기관 3000여명의 연구자들과 소재·친환경에너지·바이오·기초연구 등 다양한 분야에서 437만여 건의 작업을 수행했다. 누리온은 25.7페타플롭스(PF)의 계산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플롭스는 초당 수행할 수 있는 부동소수점 연산 횟수를 의미한다. 페타플롭스는 1초당 1000조번의 연산 처리를 할 수 있다. 

슈퍼컴퓨터 5호기 누리온. (자료=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 모의실험 Horizon Run 5..규모 확장으로 연구 한계 극복

연구의 이름은 'Horizon Run 5'로 우주 진화와 은하 생성을 계산하는 세계 최대 규모 수치 모의실험이다. 연구팀은 모의실험 규모를 확장해 은하 형성과 진화를 사실적으로 재현했다.

규모 확장은 우주 속 암흑 에너지 관측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서 진행됐다. 우주 속 암흑 물질은 빛과 상호작용하지 않기 때문에 눈에 보이지 않고 중력만으로 존재를 감지할 수 있다. 이론적으로 제시된 우주 암흑 에너지의 정체를 밝히기 위해 슈퍼컴퓨터 시뮬레이션 실험이 시도되고 있지만 우주 공간 크기 한계를 겪어야 했다.

또한 규모의 한계는 우주 거대 구조의 성장과 은하 진화와의 상관관계를 제대로 규명할 수 없게 만드는 약점이기도 했다.

연구팀은 기존 시뮬레이션보다 10배 큰 공간에서 기존 수치실험에서 발견한 은하단(10개 안팎)보다 10배 가량 많은 100여개 은하단을 찾아낼 수 있었다. 

또 우주의 나이가 38만 년일 때 빛과 물질이 분리되면서 형성된 물질 요동의 흔적(BAO, Baryonic Acoustic Oscillation)도 이 가상우주공간 내에서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 암흑 에너지 정체 규명·초거대 블랙홀 성장과정 연구 활용

연구팀은 이번 연구 데이터가 다양한 우주 연구에도 혁신적인 보탬이 되길 바라고 있다. 

먼저 우주 팽창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이론상으로 제시된 암흑에너지의 정체 규명을 위한 탐사 관측 해석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초거대 블랙홀의 성장 과정을 이해하는 연구에 활용될 전망이다.

박창범 고등과학원 교수는 "HR5는 국내 연구진이 주도한 세계 최대 규모 우주론적 유체역학 시뮬레이션"이라며 "우주 거대구조와 은하의 진화를 밝히는 연구에 기여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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