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실가스 돌로 만들어 땅에 묻는다"..아이슬란드 '이산화탄소 저감 기술' 부상

김지성 기자 승인 2020.09.11 01:35 | 최종 수정 2020.09.12 15:04 의견 0
아이슬란드 헬리세이디 지열 발전소에서 증기가 나오고 있다. (자료=익스트림 아이슬란드)

[디지털머니=김지성 기자] 올여름 역대 최장기간 장마와 많은 비, 잦은 태풍 등 기후변화를 몸소 느끼고 있다.

기후 변화가 피부로 와 닿자 국내에서도 재생에너지와 친환경 자동차 등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더 나아가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 배출과 저감을 위한 방법 등을 고민하는 시민들이 늘어나고 있다.

그런데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고 되레 이산화탄소를 줄이는 발전소가 있어 관심을 집중시킨다.

■ 이산화탄소 제로 발전소 헬리셰이디

국토의 약 79%가 빙하로 덮인 ‘빙하의 나라’ 아이슬란드는 빙하와 호수, 용암지대 등으로 구성돼 있다. 아이슬란드는 용암지대가 많다. 이렇다 보니 아이슬란드에서 생산되는 에너지의 절반을 지열에 의존하고 있다.

대표적인 지열 발전소로 헬리셰이디(Hellisheidi) 발전소가 있다. 이 발전소는 수도 레이캬비크에 전기와 열을 공급하고 있다.

지열은 대표적인 친환경 녹색 에너지다. 하지만 이산화탄소 배출에 엄격한 유럽에서는 친환경 발전으로만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소량이지만 지열 발전을 하면서 배출되는 증기에 이산화탄소가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헬리셰이디 발전소는 그러한 소량의 이산화탄소 배출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이산화탄소를 구멍이 숭숭 뚫린 다공성 현무암에 주입해 깊은 땅속에 묻어 돌로 만들고 있어 이산화탄소 배출 제로(0)를 실현하고 있다.

■ 이산화탄소를 돌로 만든다?

이산화탄소를 돌로 만든다는 것은 매우 생소한 개념이다. 11일 한국전기안전공사의 설명에 따르면 이산화탄소를 증기 상태에서 포집하고 섭씨 100도의 필터를 통해 농축 과정을 거친다. 이를 다시 물에 녹이고 이를 지하 1000m에 묻혀있는 현무암에 고압으로 주입을 한다.

이렇게 디면 현무암 속의 칼슘, 마그네슘, 철과 주입한 이산화탄소가 화학 반응을 일으켜 응고돼 석회석 같은 광물로 변한다.

관련 연구팀은 이산화탄소의 약 95%가 2년 이내에 돌로 변하는 것을 확인했다.

■ 최적의 조건 헬리셰이디 지열 발전소

전문가들은 헬리셰이디 발전소를 이산화탄소 배출 제로 발전소를 만드는데 최적의 지리적 요건을 갖춘 곳이라고 말한다.

발전소가 냉각된 용암으로 형성된 현무암 암석층에 있는데다가 화산 아래에서 오는 물을 거의 무제한으로 사용할 수 있어 이산화탄소를 물로 녹여 소다수로 만들기에 적합하기 때문이다.

캐나다 북극권에 있는 가초 쿠에 다이아몬드 광산.(자료=마이닝닷컴)

■ 광산에서도 가능성 타진

이러한 시도는 캐나다에서도 진행되고 있다. 캐나다령 북극권 안에는 다이아몬드 광산인 가초 쿠에(Gahcho Kué)에서 발생하는 광산 폐기물을 활용해 이산화탄소를 땅에 묻어 돌로 바꾸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강한 알칼리성을 띄는 광산 폐기물에 이산화탄소를 반응시켜 돌로 만드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것.

연구를 이끌고 있는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 대학의 지질학자 그레고리 딥플(Gregory Dipple) 교수는 “광산 폐기물을 통해 믿기 힘든 일이 벌어지고 있다”며 “향후 이산화탄소 농도를 낮추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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