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의 산소가 수십억년 동안 달을 녹슬게 했다..달 극지서 적철석 확인

김샛별 기자 승인 2020.09.07 17:12 의견 0
달 극지의 적철석(붉은부분) 분포 지역. (자료=하와이대학)

[디지털머니=김샛별 기자] 지구에서 달로 날아간 산소가 수십억 년 동안 달의 극지를 녹슬게 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7일 미국 하와이 대학 등에 따르면 하와이 지구물리·행성학 연구소(HIGP) 연구원 리솨이 조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달에서 심하게 산화한 철을 가진 적철석을 확인하는 뜻밖의 발견을 했다. 연구 결과는 과학 저널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실렸다.

철은 붉은 녹을 형성하며 산소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하지만 달에는 산소가 없어 철이 자연 그대로 깨끗하게 유지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아폴로 탐사선을 통해 달에서 가져온 광물 샘플에서도 확인됐다.

그러나 연구팀은 인도 달탐사위성 '찬드라얀1호'에 탑재된 JPL의 '달 광물 지도작성기'(M³)로 수집한 초다 분광 반사율 자료를 분석해 적철석을 찾아냈다.

리 박사는 "극지의 M³자료를 검토하면서 저위도 광물이나 아폴로 샘플과는 다른 분광적 특징과 양상을 발견했다"면서 "달에서 물-암석 반응이 가능한가 궁금하기도 했지만 몇 개월의 분석 끝에 적철석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적철석의 위치가 이전에 고위도 지역에서 물이 발견된 곳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으며 달의 뒷면보다는 지구를 마주 보고 있는 쪽에 집중된 것을 발견했다.

리 박사는 "달의 앞면에 특히 적철석이 집중된 것은 지구와 연관됐을 수 있다는 점을 나타낸다"며 "이는 달이 지구의 지자기 꼬리에 있을 때 지구 상층 대기의 산소가 태양풍에 의해 달 표면으로 날아갈 수 있다는 일본 달 탐사선 가구야를 통해 이미 확인된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구의 상층 대기 산소는 달에서 적철석을 생성하는 주요 산화제가 될 수 있다"며 "물과 행성간먼지의 영향도 중요한 역할을 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리 박사는 "이번 발견은 달의 극지에 대한 지식을 바꿔놓을 것"이라며 "지구는 달 표면의 진화에 중요한 역할을 했을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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