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330만원 보조금 지급 '전기이륜차'.. 친환경 붐에 판매량 증가

전기이륜차, 전기차와 함께 수요 증가
출고가 비싸지만 환경부 보조금 최대 330만원 지급
충전시간 길어 영업용으로는 부적합

이기철 기자 승인 2020.08.31 17:43 의견 0
다소 고가로 여겨졌던 전기이륜차가 환경부 보조금을 받으면서 어느 정도 현실적인 가격으로 내려왔다. 이에 전기이륜차를 구매하는 이들이 증가하고 있다. 사진은 국산 전기이륜차 '플레타'.(자료=명원아이앤씨)

[디지털머니=이기철 기자] 전기차 시장의 빠른 성장과 더불어 전기이륜차(전기스쿠터) 시장 역시 소비자들의 큰 관심 속에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전기이륜차 판매량은 약 1만 대로 2018년(3975대)의 두 배를 훌쩍 뛰어넘었다. 이는 내연기관을 포함한 전체 오토바이 시장의 약 8%다. 2%대에도 못 미치는 전기차보다 4배나 높은 점유율이다. 이 때문에 전기이륜차가 전기차보다 빨리 대중화되리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전기이륜차 보급 환경부 보조금 덕 

전기이륜차는 전기자동차와 마찬가지로 배터리를 통해 주행한다. 따라서 전기이륜차는 주행 중 미세먼지나 휘발유와 윤활유가 함께 타는 매캐한 가스를 내뿜지 않는다. 또 늦은시간 굉음을 내는 스쿠터의 요란한 배기음도 전기이륜차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 친환경적이고, 진동과 소음도 거의 없다. 

하지만 초반 전기이륜차의 보급은 그리 두드러지지 않았다. 가격이 300~400만 원에 달하는 데다 한 번 완충한 상태로 주행 가능한 거리가 그리 길지 않았기 때문. 게다가 충전도 전기차의 급속충전기를 사용할 수 없고, 220V 완속충전기를 사용해야 해 충전 시간이 상대적으로 길다. 현재 판매 중인 전기이륜차들의 경우, 약 4~5시간가량 충전해야 한다. 이쯤 되면 영업용(주로 배달용) 바이크로는 사용하기 어렵다. 

대신에 전기이륜차 성능이 향상되고 디자인도 개선되면서 취미 영역의 바이크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전동킥보드도 제법 성능 좋은 모델은 100만 원가량 하는데 보조금 지급대상이 아니어서 보조금을 적용하면 가격 차이가 그리 크지 않은 것도 전기이륜차 판매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 

전기이륜차는 크기에 따라 경형·소형·대형으로 분류되며 크기에 따라 초소 150만 원부터 최대 330만 원까지 보조금을 지급받을 수 있다. 또 완충 시 주행가능 거리 40㎞ 이상, 최고 속도 55㎞ 이상이 돼야만 환경부 보조금 지급대상이 된다. 현재 이 조건을 충족해 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 전기이륜차 종류는 49종류다. 

환경부로부터 보조금을 지급받는 전기이륜차들. (자료=환경부)


예를 들어 국내 기업인 대림오토바이의 재피(EG300)는 소비자가격이 343만 원이다. 보조금은 188만 원을 받을 수 있다. 여기에 기존 내연기관 바이크 폐차보조금 20만 원까지 적용받으면 135만 원에 구입할 수 있다. 저가 중국산 전기이륜차가 무분별하게 출시되고 있는 상황에서 국산 전문 제조사의 전기이륜차를 100만 원대 초반에 구입할 수 있다는 점은 분명 매력적이다. 

명원아이앤씨에서 출시하는 플레타(FLETA) LS1은 완충 시 주행거리 약 110㎞, 최고속도 시속 100㎞, 2개 리튬이온 배터리의 용량 5.76㎾h 등 상당히 준수한 사양을 제공한다. 그런데 소비자가격이 550만 원으로 다소 부담스럽다. 하지만 보조금을 260만 원 받을 수 있는데다 300대 한정 프로모션으로 40만 원 할인 판매를 하고 있어 잘만 하면 250만 원으로 근사한 전기이륜차를 구입할 수 있다.

다만 가장 수요가 많을 것으로 예상됐던 배달 시장에서는 여전히 전기이륜차가 천대받고 있다. 충전 시간이 길기 때문이다. 또한 상대적으로 내연기관 바이크의 연비가 우수해 유지비 체감이 되지 않는다. 게다가 기출시된 바이크 종류가 워낙 다양해 마음에 쏙 드는 제품을 어렵지 않게 구입할 수 있다는 점도 종류와 디자인이 제한적인 전기이륜차 구입을 망설이게 만든다. 

업계에서는 전기이륜차가 B2B 시장에서 그다지 효용성을 보이기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휘발유를 사용하는 소형 배달용 바이크의 경우 연비가 리터당 30~50리터에 달하기 때문이다. 이쯤 되면 며칠 동안 주유할 필요가 없다. 개인 사용자라면 하루 50㎞ 상당의 주행거리가 부담스럽지 않지만 하루 종일 이용해야 하는 업무용 바이크로서는 사용에 제약이 발생하고 이것은 곧 매출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하지만 국내 기업들도 비교적 제조가 손쉬운 전기이륜차 개발에 속속 뛰어들고 있어 라이딩 용 전기이륜차의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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