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 얼음이라면 태양계까지 오기 힘들어..천문연 "오우무아무아 수소 얼음 아니다"

김샛별 기자 승인 2020.08.18 16:32 의견 0
오우무아무아 상상도 (자료=한국천문연구원)

[디지털머니=김샛별 기자] 태양계에서 관측된 최초 외계 성간천체 '1I/2017 U1(오우무아무아)'가 수소 얼음이 아니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수소 얼음이라면 태양계까지 오기 힘들다는 것인데 기존 유력 가설을 뒤집는 결과다.

한국천문연구원 티엠 황 박사가 이끄는 국제연구팀은 성간천체 오우무아무아가 수소 얼음으로 이뤄졌다는 유력 연구결과와 달리 수소 얼음으로 만들어지지 않았다고 18일 밝혔다. 해당 논문은 천체물리학저널 17일 자(현지시간)에 실렸다.

'오우무아무아'로 불리는 '1I/2017 U1'는 지난 2017년 하와이대학 팬스타즈팀이 발견한 최초의 태양계 바깥에서 온 성간천체다. 오우무아무아는 하와이어로 '먼 곳에서 찾아온 메신저'라는 뜻이다. 처음에는 소행성과 혜성으로 오인했으나 형태, 궤도, 속도, 가속운동 등 특징을 통해 외계에서 온 성간천체로 확인됐다.

지난 2018년 스피처 우주망원경을 이용해 관측한 결과 오우무아무아는 마치 로켓이 엔진 추력으로 가속되는 것처럼 태양 중력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비중력 가속운동을 보였다. 최근 천문학자들은 이 결과를 토대로 오우무아무아가 수소 얼음으로 이뤄졌고 표면에서 분출되는 기체가 오우무아무아를 가속 시킨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수소 얼음은 아직 우주에서 발견된 적이 없다. 하지만 만약 발견된다면 우주에서 온도가 가장 낮은 것으로 알려진 거대분자운(GMC)의 중심부에서 만들어졌을 가능성이 크다. 이에 한국천문연구원 티엠 황 박사와 하버드-스미소니언 천체물리연구센터 아브라함 로브 교수는 가장 가까운 거대분자운 중 하나인 GMC W51에서 수소 얼음덩이가 만들어진다고 가정했다. 또 수소 얼음덩이가 거대분자운과 성간물질에서 생존할 수 있는 수명을 계산했다.

그 결과 거대분자운에서는 수소 얼음덩이로 이루어진 성간천체가 만들어질 수가 없다는 것을 밝혀냈다. 또 이러한 수소 얼음덩이가 형성됐다 하더라도 거대분자운에서 성간물질로 이동해 태양계에 진입하기까지 기체 입자들과 충돌하거나 태양빛을 받아 기화돼 결국 1000만년 이내에 파괴된다고 결론지었다.

GMC W51은 지구로부터 약 1억7000광년 떨어져 있다. 약 200m 크기의 오우무아무아 수소 얼음덩이가 거대분자운에서 태어나도 성간물질을 통과하는 긴 여정 동안 기체 입자들과 충돌해 1000만년 안에 사라졌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연구팀은 오우무아무아가 태양계까지 살아남으려면 5km보다 큰 수소 얼음덩이로 만들어져야 하지만 우리가 현재 알고 있는 물리이론으로는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를 이끈 티엠 황 박사는 "만약 분자운에서 수소 얼음덩이가 쉽게 형성된다면 이러한 성간천체는 우주에 흔하게 존재할 것"이라며 "이는 현대 천문학의 난제인 암흑물질의 강력한 후보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가정에서 이 연구를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공동저자인 아브라함 로브 교수는 "오우무아무아는 수소 얼음덩이가 아니라는 것은 알아냈지만 이 성간천체가 어떻게 태어났으며 무엇으로 만들어졌는지 규명하는 것은 여전히 천문학자들에게 남겨진 숙제"라며 "이러한 성간천체 연구는 우주의 기원을 밝힐 결정적인 단서를 제공해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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